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씀/단상

대선 후보들에 대한 인상비평.

(17.02.03)


현재 거론되는 몇몇 대선후보들이 걱정스럽다. 많은 이들이 환호하고 있지만 그들이 대통령이 된 후에 어떤 모습일지 뻔히 보이는 듯해서 말이다. 나는 지난 대선에서 기호 7번 김순자 후보에게 투표했다. 그가 대통령이 되리라 기대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그에게는 (후보로서) 정책도 있었고 캐릭터도 있었고 이미지도 있었다. 경험이 없다는 게 흠이겠지만.

최근 안희정의 지지율이 크게 올랐다. 반기문의 지지율을 조금, 문재인의 지지율을 조금 흡수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는 인권, 젠더, 자유 면에서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멀끔한 이미지까지 갖췄다. 문제는, 그는 정말 우파라는 것이다. 공짜밥이란 워딩이 그냥 나왔을 리는 없다. 그의 경제철학은 노무현이나 김대중, 이명박, 박근혜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안희정은 노무현을 극복하지 않는다. 노무현을 반복할 뿐이다. 좀 더 젊고, 좀 더 매력 있게. 그는 유승민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재명이 내놓는 정책을 보면 그는 정말 '진보' 혹은 '좌파'처럼 보인다. 기본소득, 청년배당, 재벌해체... 그동안 좌파진영에서 오랫동안 주장해왔던 이야기다. 그는 심지어 스스로를 '노동자 대통령 후보'로 부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대중의 호응을 얻을만한 말을 반복하는 포퓰리스트로만 보인다. 일본이나 미국, 군대 등에 대한 그의 스탠스만 봐도 그렇다. 이렇게 일관성없는 그에게 과연 '철학'을 기대할 수 있을까?

황교안은... 그말싫이다. 그가 대통령을 하겠다고 나온다면 정말 염치 없는 짓이다. 당분간은 보수층의 표가 그에게 결집하겠지만, 잠시 뿐이다. 중도층의 표심에서 선거결과가 갈린다고 볼 때, 결국 박근혜 정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인물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고, 새누리당도 그런 그를 후보로 내세우기 어려울 것이다.

문재인은 노무현 정부의 과오와 실수를 반성한다고 얘기해 왔다. 안희정과 달리 문재인의 과제는 오랫동안 노무현 극복이었다. 하지만 그가 정말 참여정부의 민정수석과 다른 사람인지 확신하기 어렵다. 문재인 대망론이 떠오르고 있지만, 그에게 중요한 건 사실 나 같은 사람들을 어떻게 설득하느냐보다 "그래도 문재인은 안 돼."라고 말하는 어르신들일지도.


인상비평이 좀 길어졌다.